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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블로그씨는 독심술(讀心術)이 있는가?

아라홍련 2013. 3. 12. 02:57

 

From. 블로그씨

우울하고 짜증도 나고 내자신이 초라해 보일 때가 있지요?
나의 삶에 감사하는 5가지 항목을 적어보면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감사한 항목을 적어두고 자주 떠올리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이 방법은 내가 한때 자주 사용하던 방법이다.

우울하고 힘들 때, 도무지 즐거운 일이라고는 없다고 느껴질 때, 나는 매일

노트에 일기를 적듯 오늘 하루 있었던 즐거운 일 5가지를 강제로 찾아내

적곤 했다. 

처음엔 별로 적을 게 없어 억지로 찾아 적었는데, 이를 매일 같이 반복하자

신기하게도 아주 사소한 일에서도 고마움을 발견하는 기술을 찾게 됐다. 

난 이런 일기를 한동안 적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렇게 괴롭고 힘들었을까?

 

어제 네이버 블로그가 한 질문을 보고는, 속으로 욕했다. 

"블로그씨여! 제발 수준 좀 높여라. 매일 질문이 대체 그게 뭐냐?" 하고...

한데, 오늘 질문을 보니 네이버 블로그씨는 마음을 읽는 독심술이 있는 게

분명하다.

오늘 한 질문을 보며 나... 한동안 감탄, 또 감탄하다.        

마치 현재 내 심리상태를 모두 꿰뚫고 있는 것만 같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 영혼을 치유하고 위로하기 위해 한 질문인

것처럼 느껴졌다.

어제 마음 속으로 욕한 건 정말 미안하다.

진심이다...

 

블로그씨의 질문에 답하는 척 하면서, 오직 내 우울한 마음을 치유해보겠다는

신념 하나로 오늘, 아니 정확히 말해 어제 즐거웠던 일 5가지를 강제로 찾아본다. 

 

첫째,     나만 보면 좋아서 활짝 웃는 우체국 직원 언니가 오늘도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둘째,     외출했다가 (순화시켜서 표현하면) 참 보기좋다는 말을 들었다.

셋째,     어느날 병원에서 사라졌던 고참 간호사가 몇 년만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수은 혈압기가 더 정확하다고 수동으로 혈압을 재어 주었다. 

            "특별히 서비스해 주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넷째,     커텐 레일 속에 넣는 꼭 맞는 링을 딱 맞게 500원어치 씩 파는 걸 찾아냈다.

다섯째,  은행 여직원이 꽤 똑똑하고 친절했다.

 

옛날엔 5가지 적고나면 마음이 후련하고 고마운 마음이 막 샘솟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안 그런걸 보니, 현재 내 심리상태가 보통 힘든 게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오늘 즐거웠던 일 5가지 노트에 적기>를 당분간 해야 할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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