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야!
그동안 내 블로그 글을 읽은 사람들은, 널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예쁘고 똑똑한 젊은 여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단다. 그래서 은근슬쩍 네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 독자들도 꽤 있었지.
한데, 이젠 네가 군필자인 남성이라는 걸 알게됐으니 이 글을 읽으며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꽤 있겠구나. 생각만 해도 너무 재미있단다.^^
한데, 어쩌겠니?
그들이 네 이름만 보고 혼자 그렇게 생각한 것을...!
난 너의 성별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단다.
그들도 내게 네 성별을 물은 적이 없었어. 당연히 여자로 알고 있었지.
나는 아무 말 안 하고 그냥 웃기만 했단다.
때가 되면 요렇게 깜작 놀래킬 작정이었지.^^
우리 3월 달에 만나면, 인증사진 한 장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자.
괜찮지?
세상엔 인연법이란 게 있어서, 내가 가장 고생하며 힘들게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너를 만나 더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되는 것 같아.
실제로 어려울 때 네 도움을 많이 받았지. 네 친구들 도움도 받고...
내가 도서관에 가지 않았어도 널 만날 수 있었을까?
가끔 궁금하기도 해.
우린 시절인연이 다가와 만난 게 틀림없어.
내가 20대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너를 만나 처음 알게 됐단다.
내 나이에 20대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널 통해 처음 알게 됐어.
내가 마음이 힘들고 괴로워 하소연 하면, 너는 늘 나를 격려하고 성원해 주었지.
마치 오빠처럼 자상하게 위로해 주고 용기도 주었어.
난 그게 아직도 눈물겹게 고마워.
그래서 널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친구로 받아들인 거야.
너처럼 삿됨 없고, 악하지 않고, 평생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착하게 살아갈 수 있는
좋은 성품을 타고난 사람은 흔치 않단다.
넌 그 점을 늘 축복으로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해야 해.
항상 하늘에 감사해야 한단다.
살다보면 때론 욕망이 앞서 하늘에 불만이 있을 때도 있겠지만, 그럴 때일수록 네가 얼마나
깊은 사랑과 좋은 성품을 갖고 갖고 태어났는지를 잊어서는 안돼.
큰 고비 없이 무난하고 무탈하게 살아온 네가 보기좋을 때도 있지만, 때론 네가 앞으로 어떤
여자를 만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하단다.
그건 너의 성향을 내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야.
늘 공부하느라고 여친도 만들어 보지 못하고 여태 살아왔는데, 이제 취업하면 거의 나이 30
가까이 돼 여친을 만나게 생겼으니 왜 걱정이 안 되겠니?
이 험한 세상에, 네가 앞으로 좋은 여친을 만나 순조로운 사랑을 했으면... 또 좋은 동반자를
만났으면... 하는 바램으로 네게 몇 가지만 부탁할게.
지수야!
넌 앞으로 꼭 이런 여자를 만났으면 해.
차분한 너의 성격처럼,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영혼이 맑은 여자...
말 한 마디 함부로 던지지 않고, 행동거지가 신중하고 단정한 여자...
영혼에 품격이 있는 여자...
탐욕을 억제할 줄 아는 여자...
쾌락에 목매지 않는 여자...
매일 밖으로 나돌지 않고, 네가 책을 읽고 있을 때 네 옆에서 함께 책을 읽는 여자...
한달에 최소한 책 두 권 이상은 읽는 여자...
로맨스 소설이나 만화보다는 좋은 소설을 즐겨 읽고, 때론 사상이나 철학을 키우는
책을 읽을 줄도 아는 여자...
화장을 요란하게 하지 않는 여자...
아무 옷이나 입어도 기품있는 멋이 배어나오는 여자...
비싼 음식을 사주지 않아도, 너랑 함께 먹는 걸 가장 맛있는 음식으로 생각하는 여자...
명품을 사달라고 너에게 강요하지 않는 여자...
비싼 물건이 아닌, 정성이 깃든 작은 선물을 받고도 행복해 너를 보고 활짝 웃는 여자...
네가 장미 한다발만 선물해도, 눈물을 글썽이며 좋아하는 여자...
홈쇼핑에 미쳐서 혼자 TV 앞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지 않는 여자...
너처럼 자전거 하이킹을 좋아하고, 걷는 걸 즐기는 여자...
무엇보다 널 외롭게 만들지 않을 여자를 만나거라.
그래야 네가 힘들지가 않단다.
넌 살아온 인생이 치열하거나 힘들지 않고 무난했으니, 가능하면 네 여친도 그런 순탄한
삶의 궤도를 가진 여자이면 좋겠구나.
그리고 꼭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여자를 만나거라.
네가 술. 담배를 안 하니, 여친이 술과 담배로 스트레를 푸는 스타일이면 많이 다툴게 될지도
몰라. 처음엔 사랑으로 모든 게 용서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건 순전히 착각이란다.
눈에 콩깍지를 씌우게 하는 호르몬 효과가 사라지면 곧 모든 단점들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다.
그러니 최대한 너와 취향이 비슷하고, 삶의 방향과 목적이 비슷한 여자를 만나도록 해라.
또 네가 힘들게 벌어온 돈에 감사하며, 돈을 아껴쓰는 여자를 만나도록 하거라.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 부모도 사랑하고, 네 형제도 사랑하는 그런 여자를 만나야 한다.
그래야 네가 힘들지 않지.
여자 때문에 네가 부모와 형제를 홀대하게 되면, 성격이 모질지 못한 넌 행복하지 않을 거야.
질투가 많지 않고, 변덕스럽지 않고, 콤플렉스가 많지 않은 성격이 밝고 반듯한 여자를 만나렴.
그래야 힘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또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힘을 내 살아갈 수 있단다.
지수야!
꼭 도반(道伴)처럼, 동반자처럼 인생을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좋은 여자를 만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