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도지죄(餘桃之罪) 02:55
* 마음을 다스리는 글 02:44
* 내가 좋아하는 詩 02:49
* 왕들은 어디에서 눈 구경을 했을까? 04:23
* 조선시대 내명부들은 정말 담배를 피웠을까? 02:05
* 우리는 서로를 중독시킨다 02:46
위의 표시된 숫자들은 대체 무엇을 나타낸 것일까?
한글은 최근 블로그에 올려진 글들의 제목이고, 숫자는 글을 올린 시간이다.
최근 올린 글들의 공통점을 보면, 대부분 새벽 3시 직전까지 막바지 작업을 해 허겁지겁
글을 올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들은 어디에서 눈 구경을 했을까?"란 글은 자료 확인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동동거리며
작업을 하다가, 결국 수정작업까지 다 마치고 새벽 4시 넘어 글을 올렸다.
("조선시대 내명부들은 담배를 피웠을까?"의 글을 올린 시간도 02:05 분이 맞다.
네이버에서 글을 쓴 후 복사해서 바로 다음 블로그에 올리기 때문에 1~2분의 시간 차이가 있다.
네이버에 글을 올린 시간이 02:03분이다. 날짜까지 틀린걸 보면 다음 블로그에 등록할 때 시간이
오류가 난 듯 하다.)
매일 새벽 그 쫓기는 듯한 초조함과 긴장감을 누가 상상이나 할는지...!
대체 작가는 왜 새벽 3시 전에 글을 올리려고 저렇게까지 애를 쓰는 것일까?
심지어 최근엔 "내가 좋아하는 詩"는 물론, "마음을 다스리는 글"까지 올리고 있다.
급해서 올린 글인데, 반응은 의외로 좋다. 작가가 무슨 글과 책으로 마음공부를 하는지,
어떤 시를 좋아하는지 알게 돼서 좋다고들 한다.
아무튼, 작가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새벽 3시 이전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 다음 블로그에는 새벽 3시가 되면 3명의 단골 방문객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블로그를 방문한다. 1분 전에 들어오는 경우도 드물다.
대부분 새벽 3시 정각에, 마치 출근하듯 내 블로그를 방문한다.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평균 대여섯 명이 거의 매일 내 블로그를 방문하고,
5시까지 계산하면 더 많은 인원이 들어온다.
다음 블로그에 나와있는 <방문자 통계>에는 방문객 숫자가 업그레이드 되는 게 상당히 늦다.
그래서 나는 새벽 3시가 되면 블로그를 방문하는 독자들을 맞이하기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의
대문에서 블로그를 눌러본다. 여기에는 방문객 숫자가 실시간으로 정확히 나타난다.
난 오랫동안 새벽 3시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들어오는 독자들의 정체(?)를
몹시 궁금해 왔다.
혹시 나처럼 주로 밤샘 작업을 하는 작가인가, 아니면 무슨 다른 전문 직업인인가...
한데, 도무지 설명이 되지를 않았다.
왜 하필 새벽 3시인가 말이다.
한국의 새벽 3시는 한밤중이다.
이때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데 새벽 3시부터 여러 명이 한꺼번에 들어와 북적거리니 너무 신기하고 희한했다.
난 이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지만 궁금증만 커질 뿐,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다.
순간적으로 "혹시 외국인가?" 하는 생각이 퍼뜩 들기도 했었지만, 난 금방 머리를 저었다.
블로그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외국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블로그를 방문한단 말인가?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새벽 3시~5시 사이에 들어오는 방문객의 정체를 파악할 단서를 찾게 됐다.
새벽에 매일 방문하는 블로거들 중에 친구 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블로그를 들어가 봤더니 놀랍게도 미국 텍사스였다.
이번엔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찾아가 봤다. 거기도 미국이었다.
결국 그 시간에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독자들은 거의 다 미국이나 캐나다 쪽이었다.
다만, 시차 때문에 한두 시간씩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충격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충격에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내 고민이 시작됐다.
난, 이렇게 열정적으로 이역만리에서 내 블로그를 매일 찾는 방문객들이 새로 올린 글을
보지 못하고 실망해서 돌아갈까 봐 저어하여, 무리해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매일 강박증에 시달렸다.
평소에 책 읽고, 노트에 적으며 공부하고, 글을 쓰는 등... 3가지 일로 비교적 조화있게 시간을
배분해 운용하던 데서, 갑자기 글쓰는 일에 치중을 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이므로, 외국 독자나 한국 독자의 차이가 있을리 만무하다.
허나 이역만리 먼 타국에 사는 독자들이 내 블로그를 매일 찾는 것이 훨씬 더 고맙고, 애틋한
마음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블로그를 만든지 3개월...
자료가 아닌, 제대로 된 글을 올리기 시작한지는 겨우 2개월...
내 다음 블로그와 네이버 블로그를 찾는 방문객 숫자는 각각 평균 30여 명 정도로, 하루 평균
60~70명, 주말이나 방문객이 많을 땐 70~80명 이상까지 증가한다.
한데 다음 블로그의 경우, 그중 3분의 1이 외국에 사는 독자라면 얘기가 참 복잡해지질 않는가?
네이버 블로그에도 심야인 새벽에 고정적인 방문자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외국의 독자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난 새벽마다 매일 내 블로그를 찾는 열성적인 독자들만 믿고, 춘삼월 만화방창하면 궁궐답사나
등산을 할 계획까지 세웠는데, 이들이 외국에 사는 교포들이라면 이건 얘기가 달라진다.
어쩌다 보면 나 혼자 산행을 하게 생겼으니 이걸 어쩌면 좋은가, 하는 게 요즘의 내 고민이다.
그나저나 그 먼 외국에서 어쩌다 만든지도 얼마 안된 내 블로그를 알게 되어 그렇게 매일 출근을
하며 사랑해 주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내 블로그는 일반 블로그들과 다르다.
역사와 고전을 전문으로 심도 있게 다루는 블로그이다.
한데, 외국에 살면서 어찌 그리 역사와 고전에 관심이 많은 것인지, 또 어떻게 내 블로그를
알게 되어 그리 많이 사랑해 주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들의 사랑에 부응하려고 나는 새벽마다 글을 올리기 위해 시계를 확인해가며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다.
독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새벽 3시에 들어오면 글만 있다가, 잠시 후 다시 사진이 올라오고, 그리고 작가가 계속
수정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매일 새벽 3시가 가까워 오면, 나는 마치 숙제를 검사 맡아야 하는 학생처럼 긴장감과
초조감으로 계속 시계를 본다. 그리고 3시 안에 글을 올리기 위해 자판기 위에서 손가락이
거의 날아다닌다. 외국에 있는 독자들은 내 글에 중독돼 있고, 나 또한 외국에 있는 독자들의
사랑에 중독돼 생긴 일이다.
외국에 있는 독자들의 사랑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 내가 친구 신청을 수락하지 않는 것은 단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글을 올렸을 때 나타나는 표시만 보고 블로그를 방문하지 말고, 매일 방문해 달라는 뜻이다.
내 블로그에 친구로 등록이 돼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므로 부디 서운해 하지 마시기를...!
외국에 있는 독자들을 생각하는 작가의 극진한 마음만 생각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작가가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더 자주 좋은 글들을 올릴 수 있도록...
외국의 독자들이 더 자주, 더 불풍나게 내 블러그를 방문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