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은 양선(良善)함입니다.
마음이 상했지만 변명을 하지 않을 때...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을 때...
내 명예에 대한 방어를 온전히 하느님께 맡길 때...
바로 침묵은 양선함입니다.
침묵은 자비(慈悲)입니다.
형제들의 탓을 드러내지 않을 때...
지난 과거를 들추지 않고 용서할 때...
판단하지 않고 마음 속 깊이 변호해 줄 때...
바로 침묵은 자비입니다.
침묵은 인내(忍耐)입니다.
불평없이 고통을 당할 때...
인간의 위로를 찾지 않을 때...
서두르지 않고 씨가 천천히 싹트는 것을 기다릴 때...
바로 침묵은 인내입니다.
침묵은 겸손(謙遜)입니다.
형제들이 유명해지도록 입을 다물 때...
하느님의 능력의 선물이 감추어졌을 때도...
내 행동이 나쁘게 평가되든, 어떻든 내버려 둘 때...
바로 침묵은 겸손입니다.
침묵은 신앙(信仰)입니다.
그분이 행하도록 침묵할 때...
주님의 현존이 있기 위해, 세상의 소리와 소음을 피할 때...
그분이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기에 인간의 이해를 찾지 않을 때...
바로 침묵은 신앙입니다.
침묵은 흠숭(欽崇)입니다.
"왜?"라고 묻지 않고 십자가를 포옹할 때
바로 침묵은 흠숭입니다.
<트라피스트의 '훈계의 말씀' 중에서>
* 인간은 때때로 침묵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언어와 생각들을 되돌아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고래의 모든 현인(賢人)들이 이런 방법을 사용했다.
그런 성찰의 과정을 거듭해야 점차 영적인 발전을 이루어나갈 수 있고, 사용하는 말과 글의
의미도 한층 더 날카롭고 강력하게 전달된다.
한데 이런 노력과 훈련을 전혀 하지 않고 우왕좌왕하며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시시때때로 현란한 말 장난을 공중파와 인터넷, 트위터에서 자랑하는 것은 결코 자신의 지성을
알리는게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누천함과 경박함, 어리석음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짓이다.
인터넷에서 횡행하는 트윗 중독자들의 말장난을 한번 살펴보라!
자신에게 유리해 보이는 남의 글들만 뽑아 쉴새없이 퍼 나르고...
맞팔을 해달라고 상대방에게 통사정을 하며...
트친이 되기 위해 상대방에게 아부하고 칭찬하는 글만 올린다.
또 체면과 자존감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리트윗을 해달라고 애걸복걸하고...
블럭을 당했다고 광분하며...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열폭하고...
어둠 속에 숨어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추악한 댓글로 해소한다.
나이 든 트위터들은 음담패설과 욕하는 것을 마치 젊은이들과 교류하는 방법쯤으로 생각하고
막말을 서슴치 않으며, 트위터를 자신의 옳지 못한 언행을 변명하는 장소로 이용한다.
말과 글이 곧 인격임을, 생각의 파동이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이들은 모른다.
그동안 그들이 그렇게 비판하던 권력과 탐욕의 노예가 스스로 됐음을 자각하지 못한다.
수시로 트윗에 올리는 글과 사진들이 자신의 영혼의 수준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임을
생각조차 못한다.
평생 침묵에 대한 소중함을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고, 훈련 또한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광분에 부화뇌동하며 추종하는 똑같은 영혼의 소유자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트윗 중독자들은 이들을 자신의 세력과 권력으로 치부하며, 안하무인으로 세상을 휘젓고
돌아다닌다. 이들은 추종자들을 믿고 자신의 잘못된 판단에 대해 자기성찰과 반성을 하지
않으며, 비루한 언행과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합리화시킨다.
지혜는 고요한 데서 생기며, 경솔하고 거만하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됨을 전혀 모른다.
이들이 선동은 할 수 있을지언정, 결코 대중에게 진정한 위로를 주는 멘토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그저 같은 종류 인간들의 조종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들은 지금 오탁악세의 시류에 편승해 권력과 탐욕의 허상을 쫓는 재미에 맘껏 심취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침묵(沈默)의 소중함과 훈련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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