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인 2013년은 뱀의 해입니다.
그것도 검은 뱀인 흑사(黑巳)로 '지혜로은 검은 뱀의 해'입니다.
검은 뱀은 유연성이 있고 화려하고, 도전적이며, 용맹하고, 강한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뱀은 매우 영민한 동물로 알려져 있으며, 윤회, 영생, 풍요, 번영을 의미합니다.
또 생명탄생, 치유의 힘, 지혜와 예언능력을 상징하는데, 특히 예(禮)를 가장 중시합니다.
전통학에서는 뱀띠인 사람들을 용모단정하고, 문무를 겸비한 인재로 보기도 합니다.
뱀을 나타내는 사(巳)는 기(己)를 상징하는 부호로 '이미, 그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성스러워진 양기(陽氣)가 이미 절정에 달했으므로, 음기가 새롭게 태동하기 시작합니다.
천기와 지기의 변환에 따라 음(陰)과 양(陽)이 변화해 서로 바뀌는 때입니다.
즉 양이 음으로 되고, 음이 양으로 변화하는 시기입니다.
특히 계사년은 뱀띠 중에서도 음기 성향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롭고, 좋은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해입니다. 이는 동지(冬至)를 정점으로 해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양의 기운이 태동하기
시작하거나, 하지(夏至)를 정점으로 해의 길이가 조금씩조금씩 짧아지면서 음의 기운이 태동하기
시작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구약에 쓰인 '뱀'이라는 단어는 나하시(nahash)입니다.
이 단어는 '해석하다' 혹은 '발견하다'는 뜻의 나시(NASH)에서 파생됐습니다.
따라서 나하시는 "해석하거나 발견할 수 있는 자", 즉 "지혜롭다"는 뜻도 중의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뱀을 "지혜롭다"고 본 것은 동양과 서양의 시각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교수신문은 새해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했습니다.
이는 "낡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으로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말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고질적인 지역 갈등의 병폐와 이데올로기 갈등, 심화된 계층 갈등을 모두
떨쳐버리고, 새 정부에서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 프레임 업(frameup)이 없는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보라는 덕담에서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계사년은 위정자들이 하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해입니다.
하늘의 소리가 곧 민심이고,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입니다.
계수(癸水)는 천심 곧 민심이며, 사화(巳火)는 민심 그 자체입니다.
정치인들이 부디 여러 갈래의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다양성을 인정하도록 원활한 소통의 기회를
만들고, 국민과 동고동락하며 민초들을 평안하게 만드는 한해로 만들어 보기를 기대해봅니다.
인디언 달력에서는 1월을 이렇게 부릅니다.
*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아라카 族)
* 위대한 정령(精靈)의 달 (아니시나베 族, 오지브웨 族, 치페와 族)
* 바람 속 영혼들처럼 눈이 흩날리는 달 (북부 아라파호 族)
* 겨울의 동생 달 (무스코키 族)
* 즐거움 넘치는 달 (호피 族)
* 늑대들이 함께 달리는 달 (오글라라 라코타 族)
* 엄지 손가락 달, 호수가 어는 달 (클라마트 族)
* 얼음이 얼어 반짝이는 달 (테와 푸에블로 族)
* 중심이 되는 달 (아시니보인 族)
언제 보아도 인디언들의 표현력은 단순하면서도 절륜하군요.^^
특히 그 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달'이란 아시니보인 족의 표현이 눈길을 끄네요.
1월은 한해를 시작하는 첫 달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어야 모든게 맞춤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단연, 일년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달이 바로 1월입니다.
1월에 계획을 잘 세우고, 이를 실천하며 잘 지내야 한해가 평안합니다.
저도 올해에는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독자들과 공식적이건, 비공식적이건 적극적인 만남의 기회를 가질 생각입니다.
춘삼월이 되어 만화방창(萬化方暢)하면 한달에 한번씩 독자들과 정기적인 등산모임을 갖거나,
궁궐답사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모임이 서서히 안정이 되고 고정적인 참가인원이 생기면, 정기적인 모임으로 만들 계획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늘 독자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고, 제 마음이 독자들에게 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동안 기다려 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계절이 오면 공지를 해 모임의 시작을 알리겠습니다.
계사년에는 우리모두 더 열심히, 더 노력하며, 최선을 다해 사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영혼을 업그레이드 시켜 한층 영적 발전을 이루는데 성심성의를 다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김시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