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네이버 블로그씨가 내게 질문을 건넸다.
내 책상 가장 가까이에 놓여있는 책들을 소개해 주세요.
내 책상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은 당연히 내가 쓴 책 이몽(異夢) 1, 2권이다.
언제든 볼 수 있게 독서대 위에 두 권이 나란히 놓여져 있다.
다음으로 가까이 있는 책은 일명 벽돌책으로 불리우는, 책중 가장 두꺼운 데이비드 호킨스
(David R. Hawkins)의 책들이 책꽂이 위에 높게 쌓여 있다.
항상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지혜로 인도하는... 책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안정시키는
위대한 책들이다.
책상 한쪽엔 최근 구입해 아직 서가에 정리하지 못한 수십 권의 책들이 높다랗게 쌓여있다.
칭기스칸 전문가인 미국 매칼래스터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잭 웨더포드(Jack Weatherford)의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와 <칭기스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가 내 눈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공들여 연구한 결과물인 이런 책들을 좋아한다.
<고려에 시집온 칭기스칸의 딸들>도 최근 눈에 띄어 구입했다.
고려대 교수인 심경호 교수의 <김시습 평전>은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명성을
알고 있는 좋은 책이다.
최근 관심 있어 구입했는데, 책값이 너무 비싸다. 28.000원!
하드 카바이고 책도 두툼하긴 하지만, 이 정도 고가의 책값이 매겨지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고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일 터... 쩝, 부럽다.
최근 상복이 터진 정영문 작가의 책도 한꺼번에 구입했다.
이 작가는 <어떤 작위의 세계>라는 한 작품으로 올해 문학상 3관왕을 차지했다.
한국 문학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혀 관심이 없던 번역작가 출신인데, 대체 어떻게 하면 한 작품으로 한무숙 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을 모두 차지하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는지 궁금해서 구입했다.
작품을 분석해보기 위해 <어떤 작위의 세계>, <목신의 어떤 오후>, <달에 홀린 광대>,
<바셀린 붓다>, <겨우 존재하는 인간>, <하품>, <꿈>, <핏기없는 독백>을 모두 구입했다.
이래서 상을 타면 수상작 이외에도, 그동안 쓴 책들까지 덩달아 엄청나게 팔린다.
신뢰하는 서평 전문 블로거들이 재미있다고 언급한 책들도 구입했다.
더글러스 케네디(Douglas Kennedy)의 템테이션(TEMPTATION)과 빅 픽쳐(THE BIG PICTURE)
이다. 이런 책들은 내 취향이 아니다. 내 나이가 되면 책을 재미로만 읽지 않는다.
한데,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하나같이 재미있다고 하는지 궁금해서 구입한 책이다.
대만 작가 우줘류의 아시아의 고아도 서평 전문 블로거들이 좋은 평을 해서 구입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차지한 중국작가 모옌의 소설들도 내 눈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개구리>와 <열세 걸음>, <홍까오량 가족>, <인생은 고달파> 1, 2권 등이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를 비롯해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나오는 소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다 구입한다. 그건 관심과 의리 같은 것... 당연한 구매이다.
최근 구입한 책 중에 마음에 드는 책은 신경심리학자이자 명상지도자인 릭 핸슨(Rick Hanson)의
<붓다 브레인>과,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MBSR 창시자인 존 카밧진
(Jon Kabat-Zinn) 교수의 <처음 만나는 마음챙김 명상>, 또 생물물리학자 출신으로 전문 치유
지도자로 활동 중인 조이스 위틀리 호크스(Joyce Whiteley Hawkes) 박사의 <힐링에너지 공명>이다.
<생(生),몽(夢),사(死)의 의식구조>란 책도 구입했는데, 얇은 책임에도 22,000원이나 한다.
관심있고, 읽고싶은 사람만 읽어라... 이런 뜻같기도 한데 궁금해서 안 읽어볼 수도 없는 책이다.
이순우씨가 쓴 책 <정동과 각국 공사관>, <손탁 호텔>,<그들은 정말 조선을 사랑했을까?>,
<테라우치 총독, 조선의 꽃이 되다>는 지금 쓰고 있는 소설에 참고하기 위해 구입한 책들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엮은 <대한제국>과 <정동과 덕수궁>, <덕수궁>, <조선의 궁궐과 종묘>등도
모두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의 자료로 필요해서 구입한 책이다.
이 밖에도 많은 책을 호기심으로 구입했지만, 허접한 책들은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허접하다고 표현하는 책은 한마디로 날로 먹은 책들을 말한다.
깊은 사유도 하지 않고, 취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각고의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오직
돈벌이를 위해서 마구 써댄 책들이다.
난 30년이 넘은 책들도 소중하게 잘 간직하고 있지만, 신간이라도 허접한 책은 서가 맨
밑쪽에 놔뒀다가 속으로 욕하면서 재활용으로 내놓는다.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좋은 책들은 돈이 아깝지 않지만, 허접한 책들은 정말 돈이 아깝다.
상상을 초월하는 책값 때문에, 나는 평생 단 한 번도 명품을 가져본 적이 없다.
명품 대신, 기꺼이 읽고 싶은 책들을 아낌없이 구입한다.
한데, 내가 참고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하는 책들은 그렇게나 책값이 비싸다.
특히 희귀한 사진들이 많이 게재된 책들은 엄청나게 비싸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 낸 연구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을 준비할 때마다 그야말로 책값이 어마어마하게 든다.
작가가 어떤 자료들을 찾아내, 어떤 자료를 선택하고, 어떻게 읽으며,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온전히 작가의 능력에 달려있다.
적절한 자료들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치열한 독서와 엄청난 훈련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오랫동안 축적해 온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 위의 글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