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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도를 답사하다.

아라홍련 2012. 11. 23. 19:30

 

 

작가가 되려면 글을 쓰는 재능이 필요하다.

작가의 문학적 소양은 타고난 것이다.

허나 재능만 있고 노력이 부족하면 글의 깊이가 없고, 얕은 감성만 건드리는 기술이 된다.

좋은 작가는 감성만 건드리지 않는다.  

독자의 감성과 이성을 모두 움직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작가의 범주에 포함된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는 순간부터 끊임없는 공부와 철학적 사유, 피안(彼岸)을 향한

여정 중에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좋은 작가로 거듭나기 위한 요소로, 동서고금의 위대한 예술가와 성현들은 두 가지를 꼽았다.

치열한 독서와 여행이다.

치열한 독서는 내 생각만 중요하게 여기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삶의 지혜를 터득한 이들의

아름다운 영혼을 만나게 하고, 웅숭깊고 도저한 가르침을 받게 만든다.

다양한 예술과 역사, 사상을 접하고나면 주관적인 아집이나 현인안목(眩人眼目)을 과감히

버릴 수 있게 되고, 올바른 인생관과 가치관도 정립된다. 

 

여행은 산수풍경을 통해 사유의 폭을 넓히고, 심층적인 지식을 쌓게 만든다.

취재와 답사는 관심있는 분야에 신뢰성과 개연성, 타당성을 확보하는 기초작업이다.

작가는 자신이 본 것, 아는 것, 경험한 것, 상상하는 것만 글로 쓸 수 있다.

작품이 바로 작가의 얼굴이며, 지식이고, 정신세계이다.

문학은 결국 작가들의 무의식(無意識)의 텍스트인 셈이다.   

그래서 작가에게 여행이나 답사는 강산풍월을 즐기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공부의 연장이다.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지 못하다가 엄동설한에 고군산도 답사를 다녀왔다.

처음 마주친 선유도를 비롯한 고군산도의 여러 섬들은 음풍(陰風)한 바람속에서 외롭고 고즈넉하게

물 위에 떠 있었다. 섬 전체가 전설과 설화, 역사의 현장을 비밀처럼 간직하고 있어 강한 인상을 풍겼다.

부안의 내소사와 자연이 빚어낸 보물인 변산팔경 중 하나인 채석강의 빼어난 풍광도, 을씨년스런

바람 속에서 질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꿋꿋이 담염한 자태를 뽐냈다.

부안은 대한민국 사극 촬영의 메카인 부안 영상테마파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제에 의해 인천 제물포에 이어 두번 째로 강제로 개항된 군산은, 새만금 지역의 비옥하고 광활한

평야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도 수탈을 많이 당한 역사의 아픈 상처와 흔적을 곳곳에 품고 있었다.

이번 고군산도 답사에는 대학에서 동양철학과 도가(도교)철학을 가르치는 김성환 교수님이 동행하며

가이드를 해주셔서, 소중한 역사 자료와 해설을 많이 접한 유익한 답사였다.       

 

 

             (맨 오른쪽에 서있는 분이 김성환 교수님, 일명 김도사님이시다. 흔치 않은

             도교 전문가라 그런지, 어디선가 가끔 도술을 펴곤 한다는 카더라 소문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변산반도의 마실길을 산책 중...)

 



                                (바다 건너 망망대해로 계속 배를 타고 가면 중국...) 

 



                                 (바다의 신 다섯 용을 모신 선유도의 사당 오룡묘)

 

 



                (이상한 옷차림과 라인에 놀라지 마시길! 혹한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는...)

 



                                    (멀리서 바라본 고즈넉한 선유도 모습...)



           (도교 전문가로 선유도의 곳곳에 담긴 도교적인 설화와 사료에 근거한 역사의 흔적들을

            설명하는 김성환 교수님...!  작가들 때문에 어쩌다가 일일 가이드가 되셨다는...)    

 


                                                      (선유도의 주봉)

 

          

              (주위사람들의 옷차림과 표정을 보면 내 이상한 옷차림이, 일면 이해가 갈수도...) 

 



                        (김성환 교수님과 함께 칼바람이 부는 선유도 선착장 포구에서...)

                       



                (유람선으로 45분 걸리는 거리를 15분에 주파하는 바다의 총알 택시를 타기 직전.

                 왠지 옷차림에서 에스키모 느낌이...)

 



                              (기네스북에 오른 새만금 방조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중...)

 



                                              (아름다운 마실길로 향하는 중...)

 



                                      (마실길 올라가는 도중, 후박나무 군락지에서...) 

 



              (바다를 지키는 할머니 신을 모시는 수성당 밑, 옛날에 해신에게 제를 올리던 곳이다.)

 



    (해설사가 수성당에 대한 설명을 하는 중.수성당엔 바다를 지키는 할머니 신이 모셔져 있었다고...)

 



         (부안은 스토리텔링의 보고이다. 허균과 이매창, 유희경의 로맨스가 있고, 심청이가 빠진

          인당수도 있고, 한중 합작의 진포대첩도 있다. 또 신라, 당나라, 일본, 백제, 고구려 후예까지

          가세한 세계 해전이 최초로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변산반도의 적벽강 바로 위에 있는 바다의 신을 모시는 사당인 수성당 옆에서...)

                       



                  (설명을 듣지 않고는 모르는 많은 이야기를 해설사가 열심히 하고 있는 중...)      

 

 


                           (수성당에서 모시는 신은 할머니 신... 해신(海神)인 여신이다.)

 



                                   (부안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마실길을 걷고 있는 중...)

 

 


                                   (해변 옆 변산반도를 따라 걷는 풍광 좋은 마실길...) 

 



                                       (후배가 사진 한장 찰칵 찍어주고....)

 

 

                                    (바닷물에 침식되어 생겨난 기묘한 동굴)

 



                                       (채석강 해변을 걸어보기도 하고...)

 



             (절경을 자랑하는 내소사 전나무 숲에서 피톤치드가 팍팍 나와 모두들 웃음이 절로...)



                   (전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피톤치드 때문에, 전나무 숲에 홀로 서있던

                    다른 종류의 나무 하나가 무섭게 변해 있다.) 

 



                (내소사 전나무 숲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찍었던 명 촬영지이기도 하다.) 

 



           (내소사 뒷산 관음봉. 위압적이지 않고 사찰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는 듯한 명산이다.)

 



           (얘기를 듣지 않으면 모르는 역사적 사실과 사료들을 해설사가 열심히 설명하는 중....)

 

 

                                (대나무 숲에서 해설사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중...)

 



                      (내소사 요사채와 창고. 산과 건축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우연히 발굴돼 내소사에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범종)

 

 


                     (내소사 대웅전. 그림에 있는 관음보살과 눈을 떼지않고 걸어가면

                     소원을 이룬다는 전설 때문에, 나도 부리나케 소원을 빌러가고 있는 중...)     

 

 


                                                     (내소사 안의 탑)



            (내소사 대웅전 앞에서. 내소사는 흐려진 단청을 새로 입히지 않아 언뜻 단청이 처음부터

             없었던듯 보이기도 한다. 대신 질박한 멋이 주변 자연환경과 어울려 일품이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 들려서 이 지역에 있었던 역사의 아픈 상처들을 공부하기도...) 

 



               (마침 박물관에서 세계의 도자기와 크리스탈 특별 기획전이 진행 중이라

                도자의 은은한 아름다움과 크리스탈의 난란한 빛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내소사 안의 느티나무. 수령이 오래된 둥구나무는 영험한 기운이 있다고 생각해 고래로부터

         제를 지냈다고 한다. 허나 내소사에서는 샤머니즘이 아닌, 스님들이 먼저 시작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