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은 종족에 따라 11월을 이렇게 부릅니다.
* 크리크 族 : 물이 나뭇잎으로 검어지는 달
* 체로키 族 :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 히다차 族 : 강물이 어는 달
* 테와 프에블로 族 : 만물을 거두어 들이는 달
* 위네바고 族 : 작은 곰의 달
* 키오와 族 : 기러기 날아가는 달
* 아라파호 族 :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그밖에도 인디언 들은 11월을 이렇게 부릅니다.
서리 내리는 달... 꽁꽁 어는 달... 샛강 가장자리가 어는 달... 짐승들 속털
가는 달... 아챔에 눈 쌓인 산을 바라보는 달... 큰 나무 어는 달... 눈 내리는
달...
세상 만물을 가장 단순하게, 그러나 심오한 영혼의 넓이와 깊이로 바라보는
인디언들... 그래서 만물의 변화를 바라보는 그들의 표현에는 자연의 오묘한 이치와
아름다움이 담뿍 들어있습니다.
낙엽이 많이 떨어지면 강물은 곧 나뭇잎으로 검어질 것이고...
따뜻한 쉐타 위에 숄 하나 걸치면 산책하기에 알맞은 때이며...
조금 있으면 산 속 어딘가에서는 샛강 가장자리가 얼기 시작할테고...
겨울을 앞두고 모든 만물은 거두어 들여야 할 것입니다.
기러기는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을 향해 날아갈 것이고...
곧 첫 서리가 내릴 것이며,
깊은 산 속에서는 아침에 눈 쌓인 산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12월이 남아 있으므로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인 것입니다.
인디언들의 사물에 대한 명칭이나, 사람 이름 붙이는 걸 보면 찬탄을 금치
못합니다.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사물의 특징을 사랑으로 잘 관찰한 사유(思惟)의 폭과
깊이가 감지되기 때문입니다.
여자 이름 : 달과 함께 걷다 (크로우 族 여성)
남자 이름 : 새벽의 야생마 (썬 族) 두 번의 일격(라코타 族)
느린 거북(왐파노그 族) 심장을 노리는 독수리(나체즈 族)
숨죽인 천둥(와바노키 族) 바람을 가르는 매(수우 族)
돌진하는 말(모독 族) 수다스런 개구리 (카이오와 族)
노래하는 곰(샤이엔 族) 고개 숙인 거인(왐파노그 族)
길을 여는 바람(네즈 퍼스族) 나무 머리(오난다가 族)
붉은 구름(수우 族) 독수리 발톱(코요테 族)
웅크린 황소(수우族) 푸른 방패(나체즈 族)
흰 찌르레기(위네바고 族) 독수리를 잡는 자(블랙 푸트 族)
들소 발자국(퐁카族) 붉은 늑대와 함께 춤을(아파치 族)
이름만 봐도 각 개인의 성격과 모습의 특징이 저절로 연상되는군요.^^
특히 '붉은 늑대와 함께 춤을' 이란 이름은, 1990년에 나온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함께 춤을' 이란 영화가 생각나게 합니다.
이름을 보면 각 개인마다의 고유한 특징과 성향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실제로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대조해 보니 얼굴과 표정, 풍채에 이름의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돼 있네요.
아메리카 땅에 제일 먼저 온 종족은 아시아 요람지에서 살다가 BC 25,000경
베링 해협을 통해 신세계로 들어온 인디언들입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BC 25,000~9,000년 사이에는 동북아시아와 알래스카가
넓은 평원으로 연결돼 있어, 쉽게 알래스카를 정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조세. H. 그린버그 교수와 애리조나 대학의 스티븐 제구라 교수,
그리고 애리조나 주립대학의 크리스티 G. 터너 교수팀은 신세계의 선사역사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 세 명의 학자들은 언어, 혈액, 현존하는 인디언들의 치아형태 등을 연구한 결과,
세개의 주축을 이루는 이주자들이 아시아에서 신세계로 이주해 왔음을 확인했습니다.
첫 번째 무리는 15,000년 전에 현재의 시베리아 레나 강 계곡의 '아메린드' 혹은
'알곤컨'이 이주했고, 두 번째 무리는 6,000년 전에 현재의 시베리아 알단 강 유역의
'아타바스칸' 혹은 '나-데네'가 이주했으며, 세 번째 무리는 4,000년 전에 아무르
강 준지의 '에스티모 알륫'이 이주했습니다.
이 세 무리들은 오랜 세월을 사이에 두고 이주했기 때문에 먼저 건너간 사람들은
남미까지 내려가게 되었고, 뒤늦게 온 무리들은 북미와 캐나다 쪽에 머물게 된
것입니다.
몇 천년 씩 사이가 떨어진 것은 지형의 변화와 연관이 있습니다.
두 번째 무리는 제4빙하기가 끝나고 대륙이 떨어져 강물을 건너지 못했기 때문에
한동안 이동을 못했으며, 세번 째 무리는 배 만드는 기술을 습득하게 되어 배를 타고
알래스카와 북미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미 쪽에 정착한 인디언들은 아나사지와 푸에블로 문화를, 남아메리카로 먼저 이동한
인디언들은 마야, 톨텍, 아스텍, 잉카 문명을 차례로 만들며 고유한 문명을 꽃피웠다는
게 일반적인 아메리카 대륙 인디언 기원설입니다.
인디언이라는 호칭이 붙게 된 유래는, 콜롬부스가 인도를 향해 항해한지 70일 만에
쿠바 북쪽 바하마 군도에 도착했는데, 그곳을 인도로 착각한 콜롬부스가 고국인 스페인에
돌아가서는 "나는 인도에 갔었다"고 선언하면서 아메리카에 사는 원주민을 엉뚱하게
인디언이라고 부른 데서 비롯됐습니다.
모두들 행복하고 즐거운... 늘 최선을 다해 후회가 남지 않는 11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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