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봄을 보내고 있다.
목련과 개나리꽃이 만발하고 볕이 잘 드는 곳엔 벚꽃이 흐드리지게 피었지만,
지금 지구엔 공포와 두려움이 안개처럼 자욱히 펼쳐져 있다.
그 누구도 경험한 적이 없는 봄이다.
어쩌면 지구는 지진으로 인한 지각 변동과 해일, 쓰나미 때문에 지구의 정화
작업이 시작되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가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전 세계인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누구에게나 이런 황량한 봄은 처음이다.
헬스 클럽은 지난 주부터 또다시 문을 닫았다.
벌써 5주 째이다.
2달 째 운동을 안 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다.
너무 많이 쉬었으므로 아마도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다시 운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학은 개강을 다시 2주 연기했다.
벌써 3번 째 연기다.
하계 올림픽 개최도 일년 연기됐다.
옷가게, 음식점도 위기에 처했지만 극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새 영화를 거의 개봉하지 못하고 대신 오래된 영화들을 '인생영화 기획전'
이라는 이름으로 몇 주째 상영하고 있다.
어쩌다 새 영화를 개봉하긴 하는데, 평일에 영화를 보면 그 큰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던지 아니면 두세 명이 본다.
그 정도로 관객이 없다.
이런 일이 지속되자 결국 내가 다니는 가장 큰 영화관은 알바들을 모두
쉬게 하고 직원들이 직접 나와서 손님을 응대하고 있다.
현재는 한 명이 매표소와 매점을 왔다갔다하며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다.
심지어 전기를 아끼겠다고 에스컬레이터까지 꺼서 높은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만 한다.
이 계열 영화관 한 곳은 결국 3개월 동안 문을 닫겠다고 공고를 내고
일시 폐쇄했다.
뿐만 아니다.
영화관 아래층은 한층 전체가 음식점이나 분식집으로 성업 중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다 문을 닫았다.
또 다른 영화관은 극장 매표소 앞에 있는 커피숍이 문을 닫은지 오래됐다.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데다 공포와 두려움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심리적 우울을 호소하고 있다.
바이러스 문제가 터지기 전부터 '우울증에 빠진 대한민국'은 이미 상당한
문제점을 나타냈다.
국민 절반이 스트레스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통계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취약한 나라이다.
한데 최근 통계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우울증, 불안, 분노조절 등 정신건강
지표가 악화됐다는 통계가 나왔다.
특히 '정신건강 상태가 나쁘다'는 항목은 청년층이 중장년층의 2배였다.
치료받지 않고 있는 조현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발생한 이번 바이러스 문제는 국민의 정신건강 상태를 더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스스로 정신 건강을 잘 살펴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은 누구나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월은 개강과 개학 등 새로운 시작을 하는 시기이고, 긴 겨울을 끝내고
온 대지가 생동감을 갖기 시작하는 때이다.
설레임과 긴장감이 활력을 불어넣는 시기이다.
한데 작금의 상황은 이 모든 것이 정지된 상태이다.
모르는 적과의 싸움으로 인한 공포와 두려움으로 지금 전 세계인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자신을 성찰하고, 지구의 아픈 모습을 돌아보면서
고통의 시간을 반성하고 승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위기의 시간을 잘만 견디면 의식이 확장되어 영적으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
인간에게 그냥 주어지는 고통의 시간이란 없다.
우주에는 엄혹한 법칙이 있고, 지구에는 엄연한 질서가 존재한다.
지금은 전시상황(戰時狀況)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번 사태를 지구에 대한 하늘의 경고라는 생각을 하면서 부디 자중자애,
은인자중하며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을 슬기롭게 잘 보내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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