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위선자에 분노하는가?
* 요즘 세간에서 '조국' 장관을 칭하는 명칭은 '위선자'(僞善者, hypocrite)
이다.
인터넷에서 '위선자'를 치면 '조국' 장관에 대한 기사가 쫘악 뜰 정도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고위공직자를 비롯해 사회지도층 중 조국 장관처럼
위선자로 극렬하게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게 한 사람은 그 유례를 찾기가
힘들다.
그동안 살아온 삶의 궤적과 대외적으로 주창해온 주장들이 하나같이
정반대로 악취가 진동해 국민의 분노가 분기탱천하다.
삶과 주장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 겪어온 연륜이 좀 되는 사람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이다.
그럼에도 희한하게 정작 조장관 부인과 딸을 비롯해 가족 누구도 죄책감
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조짐이 전혀 없다.
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딸은 인터넷 방송에 나와 자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고 다만 음모 때문에 억울하게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온갖 변명을
일삼고 있는 중이다.
여지껏 우리나라에서 봐온 그 어떤 누구도 당사자와 부인, 딸까지 이런
대처나 언행을 한 사람이 없다.
유례를 찾기 힘들다.
사회지도층 중에서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힘들다.
수십 년간 조 장관을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으로 또 정의의 사도, 정의의
투사로 생각해왔던 사람들은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그래서 조 장관을 흠결 없고 완벽한 지성을 지녔다고 인정했던 사람들일
수록 분노가 더 극심하다.
몇몇이 모이기만 해도 머리를 쥐어뜯으며 조 장관 가족의 심리상태를
궁금해하며 개탄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위선자에 분노하며 극심한 배신감을 느끼는 걸까?
2년 전, 이 부분에 대해 미국에서 심리학과 논문이 학술지에 발표된 적이
있다.
바로 '데이비드 랜드'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2017년 국제학술지
<심리과학지(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한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사람들은 거짓말 하는 사람보다 위선적인 사람에게
더 거부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사람들은 단순한 거짓말보다도 겉으로만 착한 척 도덕적인 척 위장하고,
사실은 정반대의 생활을 비밀스럽게 해온 위선자들을 더 비난하고 부정적
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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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심리과학지'(Psychological Science),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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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은 '위선'의 어떤 부분을 문제라고 생각하며, 왜 부정적
으로 생각하고 극심한 분노를 나타내는 것일까?...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서 "위선자들은 특정한 비난 발언을 할 때 자신들이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암시하는데, 이는 직접적으로 자신이 도덕적
행동을 한다고 얘기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즉 "위선자들이 옳은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본인을 '정의로운 사람'으로 포장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거부감을 느낀
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A가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B에게 에너지 절약이나 재활용을 강요
했는데, 어느날 A가 이 같은 실천을 하지 않는 '위선자'라는 사실이 밝혀
졌다.
그렇다면 B를 포함한 사람들은 A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A가 다른 사람에게 어떠한 행동을 강요하는 것과 자신이 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논리적인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이 A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매우
도덕적인 사람으로 위장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특히 사람들은 위선자를 단순한 거짓말쟁이보다 더 심각한 거짓말쟁이로
생각하는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위선자 A에게 분노하는 이유는 그가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가
아니라, A가 원칙을 주장함으로써 자신이 도덕적인 사람으로 위장했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도덕적 비난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명성을 위한 것이라는 그동안의 학자들 주장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교활하고 잘못된 위장(僞裝), 즉 자신의 실제 삶과는 정반대로
마치 자신을 정의의 화신인 양 위선을 떤 사실에 분노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연구 결과로 발표됐던 "위선자인 사람이 자신의 잘못을 솔직
하게 인정할 때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는 이유는, 사람들이 위선자
를 싫어하는 것이 잘못된 위장 때문"이라는 이론과 정확하게 부합된다.
조 장관 가족이 그동안 보여준 여러 행태들을 볼 때 이들은 평생 자신을
성찰하거나 마음을 수양하며 살아온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국민이 분열하고, 정치가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국가가 난장판이 된
심각한 상황에 대처하는 그들의 언행이 이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교만과 오만방자함까지 엿보인다.
그 이면엔 이들을 이런 괴물로 만든 패거리들의 엄호와 두둔, 비호 또
교활한 술수가 밑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보이는 행태는 잘못된 사상과 이념에 몰입한 것 외에도 IQ
(Intelligence quotient)는 높되, 감성지능인 EI(Emotional Intelligence)
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심의 가책이 없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뇌과학적 요인과
심리학적 요인 등 여러가지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해 설명한다면 한마디로 감성지능이 낮다고 설명할 수 있다.
위선(僞善)은 국가와 상관없이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든 나라에서 가장
싫어하는 행위이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유수한 심리학과에서 심도있게 연구해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할 정도이다.
이런 개인적인 흠결을 아무 상관도 없는 진영논리(陣營論理)로 물타기
하면서 이전투구를 벌이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며 국정과
민생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작태는 그저 한심스러울 뿐이다.
위선은 좌파와 우파, 진보나 보수와 아무 상관이 없다.
개인적인 문제이며, 개인적인 흠결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민심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일이다.
한 개인의 위선을 비판한다고 오히려 국민을 비난하고, 괴이한 정치
논리로 온갖 패악질을 일삼는 행위는 부끄럽고 개탄스러운 일임을
하루빨리 깨닫기를 바랄 뿐이다.
* 믿고 읽는 김시연 작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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