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구름을 탓하지 않는다...
산은 구름을 탓하지 않는다
아무 자취도 남기지 않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라.
치는 모든 일에 대해
어느 것 하나라도 마다하지 않고
정하는 대장부가 되어라.
무엇을 구한다, 버린다 하는 마음이
아니라...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 붙잡지 않는
대수용(大收容)의 대장부가 되어라.
일체의 경계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는 그런
대장부가 되어라.
놓아버린 자는 살고,
붙든 자는 죽는다.
놓으면 자유(自由)요,
집착함은 노예(奴隸)이다.
왜 노예로 살려고 하는가?...
살아가면서 때로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설상가상인 경우도 있다.
그런다고 흔들린다면
끝내는 자유인이 될 수 없다.
이 세상에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데,
무엇에 집착할 것인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법정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