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시작 2주년 기념 (18), 내가 최근 본 사진 중 가장 꼴불견 사진
* 권력이 인간의 가치판단을 얼마나 왜곡시키는 것일까?...
이 꼴이 대체 뭔가?...
늘 세계 최고의 사진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지만, 이런 꼴불견에 볼썽사나운 사진은
정말 오랜만에 봤다.
난 언뜻 이 사진을 보곤, 웬 조폭들이 국회 본관 앞에 포진해 있나...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한데 기사 내용을 읽어보니, 이틀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러 도착하기 전
국회 본관 앞에 경호원들을 집중 배치한 모습이었다.
이런 황당한 사진은 정말 처음 봤다!...
청와대 경호실 책임자가 조폭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일까?
대체 저 많은 경호원들을 영화 속 조폭들처럼 꼭 저런 형태로 배치시킬 발상을 어떻게
한 것일까?...
한눈에 봐도 마치 조폭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그리고 저 빨간 카펫은 대체 뭐란 말인가?
이런 행위는 대통령을 예우하는 게 아니라 아주 우스꽝스러운 볼썽사나운 인물로 만드는
짓이다.
한마디로 웃음거리이다.
또 대통령을 '존경'과는 거리가 멀게 만드는 어리석은 행위이다.
이 사진을 분석해 보면, 이런 꼴불견 장면을 만들어낸 사람의 심중에 들어있는 키워드
두 개가 보인다.
하나는... 대통령을 스타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빨간 카펫을 깔게 한 것으로 보이고,
또하나는... 경호원들을 지나치게 많이 동원해 조폭처럼 포진시키므로 해서, 대통령을
마치 조폭 세계의 최고 형님처럼 보이도록 연출했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충성심을 표출하기 위한 발로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고, 대통령을 비웃으며 또 창피해 할지,
그리고 권력이 인간의 가치판단을 얼마나 무모하게 왜곡시키는지 한탄할 것이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한 듯하다.
대통령은 단순한 스타가 아니다!
책무와 사명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중하다.
그들은 가끔 뉴스나 신문에 나오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햄버거를 든 채 대등한 자세로 서있는 경비원과 담소를 나누며
점심을 간단히 때우고,
영국 총리의 공관이 성(城) 같은 곳에 있지 않고 시내 중심가 길가에 있어, 출퇴근 때
길을 지나던 사람들과 허물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소탈한 영국 총리의 모습을
TV에서 본 적조차 없는 것일까?...
이들의 특징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으면서도 결코 권위의식이 없고 소탈하다는 점이다.
아마도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컴플렉스가 없기 때문에 가능 한 일일 것이다.
<점심 때 백악관에서 걸어나와 근처 샌드위치 가게에서 직접 주문하는 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근처 햄버거 집에서도 직접 주문해서 점심을 먹는다.>
<가끔 쏘파도 직접 옮기고...>
<책상도 직접 살피며...>
<백악관에 놀러온 직원 아이들이 쓰담쓰담하도록 머리도 내어준다. Surprise!>
<백악관 청소 노동자와도 쿨하게 주먹으로 인사한다. 그의 인격을 짐작할 수 있는 장면이다.>
* 그리고 이 사진과 비교해보라!
다른 곳도 아니고, 바로 국회 본관 앞이다.
한마디로 창피한 일이다.
권력은 인간을 오만하게 만든다...
가치판단도 왜곡시킨다.
끊임없이 자아성찰을 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안하무인이 되고,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국민과 소통하지 못한다.
... 역사를 살펴볼 때, 이런 군주는 백성 위에 군림만 할 뿐, 존경받지 못했다.
역사의 냉엄한 평가도 좋지 않다.
권력의 정점에 서 있을수록 자신이 만든 성(城), 충성심 많은 부하들이 만든 철벽같은
옹성 안에서 나와, 시선을 멀리 두고 세상을 폭넓고 다양하게 살펴보도록 노력해야만
자신의 책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가 있다.
안 그래도 대통령 되기 전부터 공주 이미지, 여왕 이미지가 강해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이젠 설정 샷이 아닐 때도 소탈하게 국민과 가까이 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본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호칭은 칭찬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