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의 길은 넓고, 욕망의 길은 좁다
天理路上甚寬, 稍遊心, 胸中便覺廣大宏朗.
人欲路上甚窄, 纔奇迹, 眼前俱是荊棘泥塗.
~* 채근담(菜根譚) *~
천지자연의 이치의 길은 넓디넓어서,
거기에 조금만 마음을 두어도
가슴속이 문득 넓어지고 밝아진다.
그러나 욕망의 길은 몹시 좁아서,
조금만 발을 들여놓아도
눈앞이 모두 가시덤불에 진창이 된다.
* 위의 글에서 천리(天理)는 '천지 자연의 올바른 도리', 또는 '인간 본연의
도리'를 말한다.
또 유심(遊心)은 '마음을 놀게 하는 것'을...
광대굉랑(廣大宏朗)은 '넓게 티어 환해지는 것'을 뜻한다.
기적(寄迹)은 '발을 붙이는 것'을..
니도(泥塗)는 '질퍽질퍽한 길'을 말한다.
천지 자연의 도리를 따르는 길은 한없이 넓고도 크다.
때문에 마음을 조금만 여기에 두어도 곧 가슴속이 탁 트이고 마음 또한
청정해져, 인생을 공명정대하고 즐겁게 살수가 있다.
반면에, 욕망을 따르는 길은 한없이 좁고 험하다.
한 발짝만 살짝 들여놓아도 눈앞이 온통 가시덤불이고 진흙탕이며,
들어갈수록 점점 낭길에 떨어지거나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다.
여기에서 욕망과 탐욕은 서로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TV를 보건, 라디오를 듣건, 영화를 보건, 홈쇼핑 방송을 보건, 심지어
책까지도 온통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기 위해 혈안이 된듯 말초신경의
쾌락을 자극하는 것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더 욕망하고, 더 쾌락을 누리며, 더 소유하라고 계속 자극하고 선동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강요를 하고 있다.
내것이 아닌 남의 사랑을 빼앗고, 남의 물질도 뺏으며, 갖고 싶은 것은
곧바로 욕망하고, 또 이를 소유하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쟁취하라고 지속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때문에 사람들은 선악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무엇이 선(善)이고, 무엇이 악(惡)인지...
무엇이 인간의 도리이고, 또 무엇이 인간의 도리에서 벗어난 것인지...
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채 모호한 경계에서 별 망설임 없이 욕망의길로 내달리고 있다.
이는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사고(思考)의 흐름이다.
때문에 천지자연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한, 사람들은 물질과 쾌락의
홍수 속에서 정복(淨福)을 누리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 됐다.
왜 마음공부를 하고, 왜 마음챙김을 하며, 영혼을 맑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할까?
바로 천지자연의 이치를 깨닫기 위함이다.
우주와 자연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한, 결코 인간의 도리를 깨닫지 못한다.
또 인간의 도리를 깨닫지 못하는 한, 참된 '행복의 길'도 요원하다.
행복과 평화의 선물이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물질적으로 풍요할수록, 남의 사랑을 빼앗아 쟁취할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질수록, 인간이 점점 더 공허해지고 더 방황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점점 더 자극적인 쾌락을 추구하게 되는 것도 바로 이에 연유한다.
마음 속에서 탐욕과 욕망의 뿌리를 제거하는 것은, 인류가 탄생한 이후부터
계속되어 온 인간의 가장 큰 당면과제이다.
하지만 욕망은 마치 사탕가게와 같아서,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은 것들을갖고 싶어지게 만든다.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인간은 많이 욕망하고 탐욕스러울수록 정신이 공허해지고, 삶이
황폐해지며, 불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천지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도리를 깨닫는 것은, 결코 학교공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평생 구도자의 마음으로 진지하게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하고, 또
영혼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는 마음의 중심이 올바로 세워져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하늘의 귀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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