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 詩 13, 어느덧 가을도 저물어...
* 깊은 가을...
만추(晩秋)의 내설악 주전골에 함초로이 피어있는 야생화.
추위를 딛고 꿋꿋이 피어난 고귀한 꽃이 아침 햇살에 아름답다.
乙酉歲九月九日
(어느덧 가을도 저물어)
靡靡秋已夕 어느덧 가을도 이미 저물어
凄凄風露交 바람과 이슬이 모두 싸늘하네
蔓草不復榮 덩굴진 풀도 생기를 잃고
園木空自凋 뜰의 나무도 쓸쓸히 시드네
淸氣澄餘滓 맑은 기운으로 더러움을 씻어내고
杳然天界高 아득히 하늘은 높기만 하네
哀蟬無留響 애처로운 매미는 울음을 그치고
叢雁鳴雲宵 기러기 떼 멀리 구름 속에 울며 가네
萬化相尋繹 만물이 서로 찾아 변하여 가는데
人生豈不勞 우리 사람 또한 힘들지 않으랴
從古皆有沒 옛부터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 것
念之中心焦 생각하니 가슴속이 타들어 가네
何以稱我情 무어라 내 감정을 이름지으랴
濁酒且自陶 탁주에나 도연히 취해야지
千載非所知 천년 후의 일은 알 바 아니니
聊以永今朝 이 아침이나 마냥 즐겨야겠네
~* 도연명(陶淵明, 365~427) *~